디지털 기술은 흔히 환경 친화적이고 깨끗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기욤 피트롱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하는 디지털 활동 하나하나가 실제로는 막대한 환경적 비용을 수반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힙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누르는 단순한 '좋아요' 버튼 하나는 해저 케이블을 타고 세계 반대편으로 이동하며 물리적 변환 과정을 거치는, 결코 가볍지 않은 환경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세계의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실체와 환경 비용
우리가 '비물질적'이라 생각하는 디지털 세계는 사실 막대한 물질적 기반을 필요로 합니다. 스마트폰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천 킬로그램의 원자재가 필요하며, 그 생산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오염이 발생합니다. 특히 스마트기기 생산에 필수적인 흑연과 희토류 채굴 과정은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과 심각한 환경 파괴를 동반합니다. 대부분의 흑연이 생산되는 중국에서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유해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이론가, 광고업자, 디자이너들에 의해 교묘하게 은폐됩니다. 이론가들은 인터넷 공간을 완전히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으로 격상시키고, 광고업자들은 매력적인 어휘로 포장하며, 디자이너들은 아름다운 형태로 기기를 만들어 소비를 부추깁니다. 스마트시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효율적인 자원 관리를 표방하지만,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는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습니다. 수많은 센서와 기기들을 생산하고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은 물론, 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 소비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데이터 센터와 디지털 인프라의 환경 영향
데이터 센터는 디지털 세계의 핵심 기반시설이지만, 동시에 심각한 환경 문제의 원인입니다. 이들은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비하며, 대부분의 전기는 화석연료에서 생산됩니다. 특히 데이터 센터의 냉각 시스템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수만 대의 냉방기가 가동되며, 이를 위해 사용되는 수력자원은 인근 강물을 고갈시킬 정도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의 증가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킵니다. 우리가 무심코 보는 온라인 동영상 한 편은 데이터 센터의 가동률을 높이고, 이는 곧 더 많은 지구 자원의 소모로 이어집니다. 해저 케이블 또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전 세계 데이터를 연결하는 이 케이블들은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명이 다한 후에도 제대로 수거되지 않아 해양 환경에 지속적인 피해를 줍니다. 게다가 5G의 도입으로 멀쩡한 단말기들이 교체되면서 전자 폐기물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도전과 해결책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디지털 다이어트'를 제안합니다. 먼저 가능한 한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무제한 데이터 사용을 제한하며,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합니다. 공유 퀵보드와 같은 서비스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개인의 행동 패턴과 위치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면서 막대한 데이터 처리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5G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도 제고해야 합니다. 5G는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유발합니다. 완벽하게 작동하는 4G 단말기들이 5G 도입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교체되는 현상은 심각한 자원 낭비입니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이러한 환경적 비용을 정확히 인식하고,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환경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비물질적'이라 여겨지던 디지털 활동이 실제로는 엄청난 물질적 기반과 환경적 비용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광물 채굴부터 데이터 센터 운영, 해저 케이블 설치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세상의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파괴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책임 있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디지털 다이어트와 같은 개인적 실천부터 시작해, 환경 부담금 부과와 같은 제도적 장치의 도입까지, 보다 지속 가능한 디지털 문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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